HOW TO RELAX : 쉬기 명상


쉬기 명상 HOW TO RELAX

[틱낫한 지음 | 진우기 옮김 | 한빛비즈 출판]



[멈춤, 명상의 첫째 양상]

명상에는 두 개의 양상이 있습니다.
첫째 양상은 멈춤입니다.
우리는 행복이라는 개념을 좇아 평생토록 달립니다.
멈춤이란 이런 달리기를 멈추고, 잘 잊어버리는 것을 멈추고,
과거나 미래에 붙들려 있는 것을 멈추는 것입니다.
그리고 삶이 존재하는 지금 이 순간이라는 집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은 모든 순간을 포함합니다.
지금 이 순간 속에서 조상을 만나고 자녀들을 만나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후손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마음다함 속에서 행하는 숨쉬기,
걷기, 앉기 수행을 통해 몸과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힙니다.

사마타는 '멈춤'인 동시에 '집중' 수행입니다.
이런 수행을 통해 삶의 매 순간을 깊이 있게 살아갈 수 있고,
존재의 깊은 차원도 접할 수 있게 됩니다.



[통찰, 명상의 둘째 양상]

명상의 둘째 양상은 '깊이 보기' 또는
'통찰'을 통해 만물의 본래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꿰뚫어보는 '이해'는 위대한 재능입니다.
마음다함 속에 살아가는 나날의 삶 역시
위대한 재능이며, 동시에 명상 수행입니다.

마음다함은 이미 집중과 이해를 품고 있습니다.



[쉼 배우기]

쉼의 기술을 다시 배워야 합니다.
                            
휴가를 떠나서도 휴가를 활용할 줄 모릅니다.
대부분의 경우 휴가 전보다 다녀온 후에 더 피곤합니다.

마음을 쉬고, 몸을 쉬는 기술을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매일 시간을 내서 홀로 또는 함께 깊은 숨을 수행해야 합니다.



[행복에 대한 나의 관념]

사람은 저마다 행복에 대한 개념이 있습니다.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에 대해 나름의 관념이 있습니다.
그 관념은 나 자신과 주변 환경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 관념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필요하다고 자꾸만 말을 합니다.
그런 관념 속에서 십 년, 이십 년을 살고 난 지금은
행복의 관념으로 인해 고통스러움을 깨닫습니다.

행복에 대한 나의 관념에
망상, 분노, 탐착이 있을 수 있는데,
바로 이것들이 고통의 실체입니다.
반면 즐거움, 놓아버림, 참사랑 등의
다른 체험도 그동안 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체험이 참 행복의 순간임을 인지할 수도 있습니다.

참 행복을 느껴본 사람은
탐착의 대상을 놓아버리기가 쉬워집니다.
그런 것들이 나를 행복하게 하지는 않으리라는
통찰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아직 통찰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른 대안들, 평화와 행복으로 가는
다른 문들이 있음을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놓아버림은 수행이고, 기술입니다.
언젠가 충분히 강인해지고 결심이 굳건해지는 그날,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번뇌를 놓아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놓아버림'은 무언가를 놓아버리는 것입니다.

그 무언가는 마음의 대상,
즉 관념이나 느낌, 욕망, 믿음처럼
내가 만들어낸 무언가일 수 있습니다.

그 관념에 붙들려 있으면 많은 불행과 불안을 느낍니다.
놓아버리고는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놓아버리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안 됩니다.
우선 그런 관념이나 느낌이
실제로 내게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그것의 본질을 깊이 보고,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관념이란 느낌, 감정, 과거의 경험이나 보고 들은 것에서 생기는 것이니까요.

마음다함과 집중의 에너지로 깊이 볼 수 있고,
그를 통해 관념과 느낌, 감정, 욕망의 뿌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음다함과 집중은 통찰을 가져오고,
통찰은 마음이 붙들려 있는 대상을 놓아버릴 수 있게 해줍니다.



[홀로 있음]

'홀로 있음'은 쉼에 도움이 됩니다.
'홀로 있음'은 혼자 산다거나,
문명에서 격리되었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홀로 있음'은
대중의 의견에 휩쓸리지 않고,
과거에 대한 슬픔, 미래에 대한 걱정,
현재의 강렬한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것입니다.

안정감도 평화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마음다함의 호흡 속에서 편히 쉬면서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오고,
내면에 언제나 존재하는 평화의 섬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되,
대화에 빠져 길을 잃어버리지는 않습니다.
떠들썩한 시장 한가운데 있어도 웃음을 잃지 않고
평화롭게 숨쉬며, 나만의 섬에 거주할 수 있습니다.